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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고는 단순한 창고와는 다릅니다. 기능에 따라 창고형에서 복합형까지, 용도에 따라 박물관 부속시설에서 금융권 결합용까지 다양한 종류를 포괄합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낯선 갖가지 수장고 종류를 샅샅이 알아봅니다.
목차
수장고란? 소장품을 보관하는 시설
일반적으로 수장고는 국립박물관에서 유물들을 보관하는 창고와 같이 값진 물품을 보관하는 곳입니다. 미술관에서 미술품을 보관하는 수장고도 있고, 부자들이 예술품을 보관하기 위한 수장고도 있습니다.
영어로는 'Storage'라고 번역되지만 통상적으로 'Art Storage' 또는 'Art Storage Facility', 'Fine Art Storage Service'가 좀 더 수장고의 의미와 부합합니다.
창고와 가장 큰 차이점은 '설비'
수장고는 창고와 비슷해 보입니다. 둘 다 물품을 보관하는 목적을 갖고 있고, 얼핏 보면 큰 차이를 찾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설비'에 있습니다. 기존 창고에서 온도, 습도를 일정하게 맞출 수 있는 설비를 갖춰야 수장고라 부릅니다. 덧붙여서, 지진과 해일 등 천재지변이 닥쳐도 수장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어야 수장고라 부를 수 있습니다.
수장고의 기능별 종류
수장고는 기능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수장고'라는 용어가 법적인 단어가 아니다 보니 여러 형태를 보입니다. 또한, 수장고가 물품 보관만 하는 기존의 용도에서 예술품 전시나 복원 등 새로운 기능과 복합되어 다양한 갈래로 뻗쳐나가고 있습니다. 기능에 따라 수장고는 '창고형 수장고', '전시형 수장고', '개방형 수장고', '복합형 수장고' 네 가지로 나뉩니다.
1. 창고형 수장고
본연의 창고 역할에 충실한 수장고 종류입니다. 일반 창고시설과 유사한 건축 계획을 갖고 있으며 기본적인 항온 · 항습 설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고급형 수장고의 경우, 전실이 마련되어 있어 복도에서 전실을 거쳐 수장고로 들어가게 합니다. 전실이 일종의 버퍼 역할을 해서 온도, 습도가 일정해지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전용률이 50% 이상이 되어 가장 공용면적이 적은 효율적인 종류입니다. 사례로는 2017년 개관한 '국토발전전시관 수장고', 최고 수준의 보안 설비를 갖춘 '국립현대미술관 지하 수장고' 등이 있습니다.
2. 전시형 수장고
전시형은 창고형 수장고에 창을 내어 안에 있는 예술품을 볼 수 있게 만든 수장고입니다. 보통은 박물관에서 소장품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용합니다. 소장품 관리자는 기획과 전시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작은 공간으로도 전시가 가능해집니다. 관람객 입장에서도 물품이 창고에 갇혀있어 못 보는 것보다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근래 더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전시 응대 인력이 별도로 필요하고 창고형에 비해 전용률이 약화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례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운영하는 전시형 수장고와 밀양시립 박물관의 것이 있습니다.
3. 개방형 수장고
개방형은 전시형보다 보다 적극적으로 전시와 기획까지 아우르는 수장고 종류입니다. 밖에서 바라만 볼 수 있던 전시형과 달리 개방형은 수장시설 사이사이 돌아다니며 세세하게 예술품을 볼 수 있습니다. 미술관과 박물관처럼 예술품을 큐레이팅하여 특설 전시회를 열기도 합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사례가 많지 않지만 시민의 문화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예술 소장 품목 수가 늘어남에 따라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 분야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2022년 개관한 국립민속 박물관 파주점이 있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방형 수장고로, 10만여 점의 유물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보통 개방형 수장고는 국공립 박물관에서 많이 선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하나은행에서 H.art1을 개관하며 민간에서 개방형 수장시설을 개관했습니다. 150점의 물품을 소장할 수 있으며 무료와 유료 버전으로 혼합해서 운영됩니다.
4. 복합형 수장고
수장고의 최종 보스는 복합형 수장고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모든 형태를 포괄하며 추가적으로 복원 기능, 첨단 전시 기능 등을 갖췄습니다. 한마디로, 소장품과 관련된 여러 기능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수장센터입니다.
국내의 여러 박물관, 미술관, 국공립기관의 소장 품목 창고가 포화상태가 되며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또한 복합적인 기능을 갖춘 선진 수장 문화를 연구하기 시작하며 우리나라에서도 포문을 열고 있습니다. 사례는 2025년 개관 예정인 서울 통합 수장고가 있습니다. 소장품의 체계적인 연구와 보전, 관리를 위해 복합형 수장고를 횡성에 짓고 있습니다.
용도별 수장고 종류
수장고는 용도별로도 종류가 나뉩니다.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소장품을 넣기 위해, 상류층 개인이 보관하기 위해, 공항과 항만 등지에서 예술 교역품을 저장하기 위해, 금융권에서 예술 펀드 물품 보관을 위해 수장고가 쓰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해 사용되지만 대표적으로는 6가지 용도가 있습니다.
1. 미술관 · 박물관 예술품 보관용
가장 대표적인 사용 방법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예술품과 소장품 보관하는 용도입니다. 미술관, 박물관은 태생적으로 귀중품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장고가 발달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도 예술의 발달에 따라 예술품과 그에 따른 미술관이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규모가 작은 미술관에서는 창고형 수장고가 쓰여 오직 보관만 목적으로 이루어지지만, 대규모의 미술관은 감정과 복원 기능까지 합쳐진 복합형 수장고로 이용됩니다.
2. 개인보관용
경제적 상류층이 늘어나며 개인이 고가의 예술품을 소유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미술 작품은 제대로 보관되지 않으면 손상되기 때문에 일반인도 수장시설이 필요해졌습니다. 따라서 개인을 위한 수장고 시장도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유럽 등지의 선진국은 이미 개인 보관용 수장고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룩셈부르크 공항에 있는 Fortius 수장시설은 개관하여 개인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수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사설 수장 전문 회사들이 고객을 모집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
3. 물류허브용
예술 시장이 꾸준히 상승하며 예술품 물류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술품을 해외에서 주문하면 국제 물류 거점에서 환적을 하는 일이 있습니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 세계 물류의 중심지는 고가의 품목들이 잠시 머무를 수 있게 수장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 내에 있는 FASS라는 사설 수장업체는 공항 연계 수장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대규모 수장 설비를 갖추고 있어 예술품들이 전 세계를 오갈 때 중심적인 보관 역할을 수행합니다.
4. 예술 경매품 수장용
세계 예술 시장 규모는 60조원을 넘어서며 예술품 경매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사는 세계 각 지점에 자체 수장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경매품을 경매 전에 보관하고 있다가 낙찰이 되면 낙찰자를 위해 보관 대행 역할도 수행합니다.
가장 유명한 경매 회사 중 하나인 소더비는 런던 외곽에 예술품 수장시설을 만들어 경매품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경매사 크리스티스는 뉴욕 브루클린에 수장고를 둬서 보안에 중점을 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5. 금융권 결합식
수장 산업은 금융 산업과 결합되는 형태를 많이 보입니다. 그 이유는 금융 산업의 몇 가지 특성에 기인합니다. 예술품은 고가의 자산으로 볼 수 있어 금융과 밀접한 성질을 갖습니다. 고가의 미술품은 자산의 유동화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습니다. 또 미술품 자체가 안정적인 투자 상품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S&P 주식의 수익률보다(연 10.5%) 현대미술품 투자수익이(연 11.5%) 더 높다고 합니다. 금융사는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예술품에 대해 컨설팅 해주고 투자를 돕습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장시설이 필요하게 됩니다.
또한, 무엇보다 예술품 보관 자체가 금융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때문입니다. 부수적으로는 은행은 전통적으로 현금 등 귀중품을 보관하는 수장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금융의 전자화에 따라 현금 보관 장소가 불필요해지자 그 공간을 예술품 보관을 위한 장소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JP Morgan Chase 은행이 있습니다. 1950년대 중반 금융권 최초로 은행이 예술품을 기업적으로 투자했습니다. 고객에게 개인 예술품을 담보로 자산 유동화 서비스를 제공하여 다양한 아트뱅킹을 선보입니다. 자체적인 수장설비도 갖고 있어 주기적인 전시도 제공합니다.
6. 기관 등 물품 보관용
공공기관은 종이 기록물이나 영상 기록물이 많습니다. 특히 1900년대의 오래된 지류 기록물은 상하지 않게 보관해야 합니다. 얼마 전만 해도 기관에서 보관 용품을 일반 창고에 쌓아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연히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았고, 사회가 발전하며 전문 수장시설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최근 인천광역시는 임시 수장고 임대 사업자 모집 공고를 발표했습니다. 인천시에서 자체 보관 중인 물품을 전문 수장업체에게 위탁 보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한은 시 전용 수장고가 완공될 때까지로, 앞으로 공공이 민간의 수장고를 찾는 용역이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며 - 국내 수장시장
아직 국내 수장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성숙도가 부족하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창고형에서 다기능형으로, 미술관 박물관 수장용에서 다양한 용도의 수장으로 변화하는 추세입니다. 수장고의 다양한 종류를 고려해서 적합한 수장고를 찾길 바랍니다.
< 수장고는 앞으로 주요 부동산개발 시설이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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