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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개발 시설은 항상 거기서 거기입니다. 주거, 업무, 상업으로 대표되는 시설은 개발의 한계를 만듭니다. 하지만 10년 뒤엔 수장고가 새로운 개발 시설로 자리잡을 예정입니다. 먼저 대응한 자만 선점할 수 있으니 찬찬히 읽어주세요.
목차
수장고 : 귀중한 물품을 고이 간직하는 창고
지금까지의 부동산은 참으로 뻔했다.
'부동산 개발' 하면 어떤 시설이 떠오르나요?
- 아파트
- 오피스텔
- 도시형생활주택
- 생활형숙박시설
- 리조트
- 오피스
- 지식산업센터
- 상업시설
- 물류센터
-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를 제외하곤 수십 년간 봐왔던 시설들입니다. 부동산 업계에 몸 담고 있다면 숱하게 봤을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부동산 시설이 한정되다 보니 크게 변화할 수가 없습니다. 기껏해야 각 시설별로 트렌드가 바뀌는 정도이죠. 판상형 아파트가 타워형 아파트가 되고, 공장형 지산에서 첨단형 지산으로 진화하는 수준에서 그칩니다.
그렇기에 디벨로퍼는 매번 골머리를 싸맵니다. 사실 제가 그렇습니다. "이 땅에 가장 돈 많이 버는 시설을 개발해주세요." 토지주가 요청하면 최고의 시설을 컨설팅해주는 일이 저의 역할입니다. 별에 별 아이디어를 짜냅니다. 열심히 생각해 봅니다. 그럼에도 주거, 업무, 상업을 기본으로 하는 시설 리스트는 크게 달라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달 전, 저의 개발 리스트에 한 가지 시설이 추가 됐습니다. 바로 "수장고"입니다.
처음 발견은 우연이었습니다. 돈 많은 회장님께서 부동산 개발을 의뢰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당신의 예술품을 담을 수장고도 원하셨습니다. 회장님의 취미생활 정도로 이해하고 수장고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파면 팔수록 수장 시설이 하나의 상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진국에선 이미 기업식 산업군이었습니다. 조사 끝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수장고는 한국의 차세대 부동산 개발 시설이 될 것이다.'
해외에선 이미 하나의 시장이다
우리나라 수장고는 미술관 부속 창고가 주를 이룹니다. 반면 해외 선진국에선 예술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합니다. 생산, 물류, 보관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예술 산업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수장고는 그중 '보관'의 역할을 맡습니다. 국제 물류 허브인 싱가포르에선 예술품을 수장하는 전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각종 세제 혜택으로 무장한 룩셈부르크 역시 공항 옆에 수장고를 운영해 전 세계의 수장품을 받습니다.
뉴욕을 기반으로 한 수장 업체, UOVO는 미국 전역에 9개의 직영 수장 시설을 마련해 촘촘한 인프라를 선보입니다. 독일의 예술품 물류, 보관 전문 업체인 하센캠프(Hasen Camp)는 8개의 자체 수장고와 연계한 예술품 물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들에게 수장고는 더 이상 하나의 부속창고가 아닙니다. 미래 먹거리 산업입니다.
수장고와 예술 시장은 앙꼬와 찐빵이다.
수장고와 예술은 앙꼬와 찐빵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해외 수장고 시장이 성장한 이유도 예술 산업이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아래 이미지는 세계 예술 시장의 규모를 나타낸 도표입니다. 2020년 코로나 시즌을 제외하면, 10여 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습니다. 예술 산업의 주력 소비층인 자산가는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2009년에 비해 2021년의 억만장자 수는 3배에 달합니다.
< 원본 pdf 다운로드 링크 (181page 분량의 리포트) >
주목할 점은 중국 예술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입니다. 14억 인구 대국이 만드는 임팩트는 예술 산업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2011년에는 미주, 유럽 예술 시장을 모두 합친 것과 같은 양의 규모를 보여줬습니다. 2020년엔 영국을 제치고 세계 2위 미술 시장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아직 중국은 발전 중입니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수장고 산업 역시 지속적인 수요를 보였습니다. 아르스헥사 송문석 대표의 말에 의하면,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수장률 86%, 룩셈부르크 핀델공항의 수장률은 96%로 포화상태라고 합니다. 더 많은 수장시설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수장고 불모지
우리나라의 예술시장 점유율은 1%도 채 안됩니다. 미국+중국+영국을 합친 점유율은 80%에 달합니다. 중국 미술시장 규모의 5%도 안되는 한국 예술 시장입니다. 수장고 역시 아직 출발 단계입니다. 케이옥션, 인사 아트 스토리지에서 수장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작은 규모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가능성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첫째는 예술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며,
둘째는 중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입니다.
잠재력 1. 한국 예술 시장의 폭발적 성장
한국의 미술 시장은 2021년 9000억을 돌파했습니다. 본격적인 1조 규모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2020년 3000억 규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무려 3배 가까운 신장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코로나 시즌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괄목할만한 성장세임은 분명합니다.
젊은층의 참여도 돋보였습니다. 과거 예술 수요층은 40대 이상을 주력으로 한 중, 장년층이었습니다. 20, 30대의 구매력 상승과 더불어 문화생활에 대한 높아진 관심으로 예술 수요층이 젊어졌습니다. 현재 예술계에 관심이 많은 청년층이 구매력을 갖추게 되는 중년층이 되면 예술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잠재력 2. 중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우리나라는 14억 명의 시장을 가진 중국과 가까운 덕에 경제 특수를 누려왔습니다. 수장시설은 의도치 않게 그 특수를 누리게 됐습니다. 중국의 국가 보안법이 강화되며 시장의 폐쇄성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아트페어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홍콩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국제 금융 기구들이 홍콩 탈출 러시를 감행했던 것처럼 국제 예술 수장 허브였던 홍콩 수장고도 엑소더스 행렬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에 새로 건립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인천 공항 수장고 역시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홍콩, 상하이,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동아시아 대표 물류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목표가 허황되지만은 않게 들립니다.
수장고의 수익성은 어떨까?
현실적으로, 수장고 개발 시 얻게 되는 이익은 어느 정도일까요. 수장고는 기본적으로 임대 운영 상품입니다. 개략적으로 보면 물류창고와 비슷한 사업 구도를 보입니다. 건설 후 매각하거나, 직 · 간접 운영을 통해 임대 수익을 창출합니다.
공사비는 평당 1200~1800만원 수준으로 일반 시설 공사비 600~900만원에 비해 상당히 고가입니다. 하지만 임대 수익도 그에 버금가게 높습니다. 전용임대료가 평당 20~40만원, 최고 70만원까지 하는 고급 상품입니다. CBD 프라임 오피스가 계약 평당 11만원인 것에 비하면 상당한 고가 상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수장고를 제대로 다루려다 보니 글을 나눠서 연재하려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타당성 분석을 통해 20년 운영시 얻게 되는 수익을 타 임대 시설과 비교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과연 수장고의 가치는 어떨까요? 프라임 오피스에 비하면 어떨까요? 분양 상품과 비교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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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h9506@naver.com
[+ 덧, 기본적으로 수장고의 종류는 이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