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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하느라 바쁜데 왜 읽어야 하나요?

 

건축학과에 다니며 건축을 배우다 보면 모호한 것들이 너무 많다. 좋은 건축이란 뭐지? 좋은 건물이란 뭘까? 좋은 공간은 어떻게 만들지? 향은 남향만이 최고인가? 모든 요소들이 불확실하다. 건축과 교수님께 여쭤봐도, 친구에게 물어봐도 확실한 대답을 기대하기 어렵다. 교수들은 자신의 답변으로 인해 학생의 생각이 갇힐까봐 두려워한다. 새하얀 도화지와 같은 건축학과 학생들은 교수님의 말을 하늘 같이 여기고, 비판 없이 수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모호하게 대답한다. 친구에게 물어봐도 헷갈리는 건 마찬가지다. 그들도 똑같이 모르기 때문이다.

 

건축이 막혔을 때, 설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이 책을 읽길 추천한다. '건축학교에서 배운 101가지'의 저자, 매튜 프레더릭이 건축가로 일하며 건축에서 나름 진리에 가까운 말들을 엮어냈기 때문이다. 건축은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학문이다. 100% 맞는 말은 없고, 100% 틀린 말도 없다. 하지만 90%가 동의하는 말은 존재한다. 이 책은 대다수가 동의하는 말들을 엮어낸 책이다. 101가지나 되는 건축에서 통용되는 건축 상식들을 하나하나 배워나간다면, 본인의 설계 방향을 찾는 데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하나 [건축학교에서 배운 101가지]의 정말 큰 장점. 글이 적고 그림이 많다! 정말 읽기 쉽다.

 

 

세 가지 주제로 나눠 책 리뷰를 했습니다.

 

건축학교에서 배운 101가지는 책 제목에도 나왔듯이 101가지의 건축에 대한 글이 나와있다. 101가지 다 중요한 말이나, 그걸 나열하는 글은 독후감으로써 의미가 없다. 나름대로 중요한 말들을 엮어 세 가지 주제로 나눠봤다. 주제 1번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설계를 해야 하나. 주제 2는 설계를 잘하기 위해선 어떤 스킬이 있어야 하나. 마지막, 주제 3번은 어떤 공간을 만들어야 하나. 이 독후감을 읽고 책을 읽는다면 책의 내용이 쏙쏙 이해가 될 것이다. 만약 책을 읽고 나서 이 독후감을 본다면,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책을 복기하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주제 1. 어떤 마음가짐으로 설계를 해야 하나

 

  • 건축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 디자인 아이디어는 구체적일수록 설득력이 크다.
  • 엔지니어는 한 분야를 깊이 알고 있지만, 건축가는 모든 분야를 얕게 알고 있다.
  • 건축가는 더더욱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 일단 해라.

 

건축은 어떤 마음으로 해야할까. 우선 건축은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전체적인 생각 없이 공간을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우물 안 개구리의 건축을 하게 될 뿐이다. "이번엔 어떤 건축을 하겠다" 하는 번뜩이는 아이디로부터 출발해라. 두번째, 아이디어는 구체적일수록 설득력이 좋다. 침실 공간을 계획한다고 해보자. 단순히 '근사한 침실을 만들어야지'하는 설계보단 '저녁 9시에 일찍 잠이 드는 부부를 위한 아늑한 침실을 지어야지' 하는 설계가 호소력이 있다.

 

세번째, 건축가는 모든 분야에 대해 두루 알고 있어야 한다. 건축가는 통합적인 학문이다. 건축 디자인, 법률, 시공, 친환경, 부동산금융, 인테리어, 조경 등등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모든 학문을 마스터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들의 말을 이해하는 수준은 되어야 한다. 네번째, 건축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건축은 특히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건축은 하는 만큼 나온다. 건축은 정답이 없고 최선만 있을 뿐이다.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꼼꼼하게 설계할수록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 마지막, 일단 설계를 해야 한다. 설계는 막히는 게 당연하다. 손 놓고 있지 말고, 무엇이든 그려보고 모형을 만들고 생각을 하자.

 

 

 

주제 2. 어떻게 설계를 해야 할까

 

  • 좋은 건축은 가까이서 봐도, 멀리서 봐도 좋은 건물이다
  • 어떤 시퀀스로 목적지에 도착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 그리드를 벗어나려면 명확한 의도가 있어야 한다 
  • 창의성은 한계에서 나온다 

 

마음가짐이 잡혔다면 어떻게 설계를 하면 될까. 첫번째, 좋은 건축은 근경에서, 원경에서 모두 좋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멀리서 봐도 매스가 잡혀있어 아름답고, 가까이에서 봐도 디테일이 살아 있기에 예술적이다. 매스와 디테일 둘 다 놓치면 안 된다. 두번째, 경험은 시퀀스에 달려 있다. 영화는 클라이맥스에서 재미가 폭발한다. 클라이맥스가 즐거운 이유는 앞에 1시간 동안의 잔잔한 러닝타임이 있기 때문이다. 건축도 마찬가지로 공간의 시퀀스가 중요하다.

 

세번째, 그리드를 벗어나려면 의도가 명확해야 한다. 건물은 보통 도로 격자, 동서남북 방위 격자에 맞추어 세워진다. 명확한 의도가 없이 이 격자를 벗어난다면, 실용적으로, 디자인적으로 흠이 될 수밖에 없다. 네번째, 한계가 창의성을 만들어낸다. 사이트가 너무 좁다고, 너무 길다고, 건축 용도가 재미없다고 불평하지 말자. 많은 걸작은 제약에서 나왔다.

 

 

 

주제 3. 설계를 잘하려면 어떤 스킬이 있어야 할까

 

  • 딱딱한 생각은 딱딱한 그림으로, 부드러운 생각은 부드러운 그림으로
  • 모형으로 설계해라
  • 어린이도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라
  • 일반적인 내용부터 구체적인 내용 순으로 

 

우선 내 생각을 잘 발전할 수 있는 스킬이 필요하다. 첫번째, 딱딱한 생각은 딱딱한 그림으로, 부드러운 생각은 부드러운 그림으로 그려야 한다. 이미지는 힘이 있다. 내 머릿속의 설계를 정확히 표현한다면,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는 계단이 될 것이다. 두번째, 모형으로 설계를 하자. 컨셉을 상상 속으로만, 또는 2D 그림으로만 표현하지 말자. 3D 모형으로 매스를 만들어 설계를 한다면 분명 새로운 열쇠가 보일 것이다.

 

다음으로는 남들에게 내 생각을 표현하는 스킬이 중요하다. 세번째, 어린이도 알아듣게 설명해야 한다. 건축은 결국 수많은 사람을 설득해야 한다. 개중에는 전문가도 있고, 일반인도 있다.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어야 설득이 가능하다. 쉬운 말로 표현하는 게 어려운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어렵다. 진정한 건축가는 쉬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자다. 네번째, 발표는 큰 내용부터 작은 내용 순으로 한다. 본인의 건축 컨셉, 아이디어 소개부터 PT하자. "저의 건물의 입구는 여기입니다" 라고 시작하는 발표는 망한 발표의 공통된 첫마디이다.

 

 

 

지금까지 매튜 프레더릭이 지은 건축학교에서 배운 101가지 책을 읽은 후기를 남겼다. 건축학과 학생뿐이 아니라 실무에 계신 분들도 분명 도움이 될 책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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